May 22, 2012

아이쿠야의 신나는 봉사기 - 새로운 인연


포스트가 많이 늦어졌네요 ^^;  목,금 휴일이어서 사무실에 출석을 못했더니..^^ 인터넷을 하지 못했습니다. 알게 모르게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잘 읽었다는 이야기들도 해주셔서 용기 잃지 않고 ㅋㅋ 쓰고 있습니다. 언제 절필할지 알지 못하나, 여러분의 댓글이 제겐 참 소중합니다! ㅎㅎ


도입도 늦어지네요...ㅎㅎ 오늘은 저번 포스트 말미에 잠깐 말씀 드린 '새로운 인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새로운 인연'

전 항상 이 새로운 인연을 만날 때마다 설레고, 실수할까봐 떨리기도 하고, 혹 이상한 사람을 만날까봐 긴장하기도 합니다. 제가 사랑을 주기도 해야하지만, 제가 사랑을 받기도 해야하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긴장하는게 다반사 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 와서 아동결연 및 사회공헌활동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얼마 없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후원자님 혹은 미래의 후원자님과 전화통화를 하는 게 그렇게 떨릴 수가 없어요 ㅠㅠㅠ 제가 실수하면 이건 곧 굿네이버스의 신뢰에 문제가 생기는거다 (으헉) 라는 생각때문에요 ㅠ.ㅠ

하지만 이번에 만난 새로운 인연은, 그런 류의 긴장감은 없는! 제 마음이 정말 편했던 아주 드문 케이스의 인연입니다.

바로... 전 포스트에 몇 번 나왔던.. 하지만 주인공은 아니었던.. 이 아이는 분명 주인공이 되기 위해 이 날만을 기다렸...을 거라고 저 혼자만 생각하는 ..ㅋㅋㅋ 후원아동 '산띠' 와의 인연입니다.



산띠는 응뿐의 누나이자, 장녀 입니다. 산띠 밑으로 4명의 동생이 있고, 아이는 곧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번년도 (2012년) 6월에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할 겁니다. 입학금 및 학비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걸 걱정하는 친구죠.

(동영상 캡쳐 사진-산띠인터뷰장면)


산띠는 마을에서 아이들이 참 많이 따르는 큰누나 같은 존재였습니다. 응뿐네 집이 마을 아이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이유도 산띠와 함께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일겁니다. 무튼 어린 동생들을 잘 돌보고 많이 봐와서 그런지 자기 동생들 또래들도 잘 보살핍니다.

마을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산띠. 회색 옷 뒷모습을 보이는 아이가 산띠입니다.


응뿐과 촬영을 진행하느라 사실 산띠하고는 말을 몇 마디 못나누었습니다. 집에서 인터뷰하기 전에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고,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자리에 산띠와 함께 있었던것, 그리고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이야기를 나눈게 전부니까요.

근데 이상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쓰이더라구요. 진심으로 계속 눈에 밟혔어요. 인터뷰 때 산띠가 이야기한 학비 문제와.. 인터뷰 전에 이야기를 나눌 때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며 저에게 그려준 그림이 오버랩되면서요.



특히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건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의미더군요.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하면 결국 대도시의 유모나 식모로 들어가 남의집살이를 해야하거나 일찍 결혼을 하는 등의 선택을 해야한대요. (나도 아직 결혼 못했는데....ㅠㅠ)

그림을 그릴 때 반짝이던 눈, 생각 외의 실력에 깜짝 놀란 그림같은 건 다 필요없게 만드는 그런 미래를 내가 만났던 아이가 맞이해야한다는 게 좀 믿기지 않더라구요. 그 아이의 꿈과 목표를 아예 못들었으면 모르겠는데 ㅋㅋㅋ 이미 다 들었는데 그걸 할 수 없는 미래를 방관하는 건 정말 아니잖아요.

게다가 실력도 좋고, 그림을 그리고자하는 열정도 좋고 ^^ 좋은 눈빛과 똑부러지는 면도 저로 하여금 산띠를 방관하지 못하게 한 중요한 요인 이었구요.



 제가 아니었어도, 분명 다른 분이 산띠를 만났더라면 산띠와 소중한 인연을 맺었을거예요.  그만큼 산띠는 쑥쑥 자랄 푸른 새싹같은 아이였습니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에 보면 심사위원분들이  잘하는 사람보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말씀들 하시잖아요 ㅎ
그런 느낌적인 느낌 입니다. ㅎㅎ

자카르타 Head Office로 복귀해서 모금팀 팀장 시스카에게 제가 산띠에게 후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굿네이버스 인도네시아 자체적으로 후원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대상 마을도 짜꿍에서 수까부미 사업장으로 옮겼던 터라 문제될 것 없이 그렇게 산띠는 저와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3000루피아씩 한달을 모으면 100,000루피아 입니다. 똑같은 액수로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으니 보람도 그만큼 있습니다. 쥬스 맨날 사마시는 거 좀 줄이면 되는거고, 외식 한 번만 줄이면 한방에 10만루피아 아낄 수 있으니 그렇게 큰 걸 감수하는 것도 아니구요..


한국에서는 점점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차인표씨의 힐링캠프 방송 후  한달만에 후원자가 평년 목표치의 반을 넘어섰다고 해요..(방송의 힘이 대단하죠?ㅋㅋ) 이렇듯 1:1아동결연 혹은 지역개발후원에 관심이 있으시고, 참여코자 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에서만 가능했다는 거였죠. 외국에 살면서 한국의 시스템에 눈을 붙이고 있기란 쉽지 않습니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 차인표 편

그래서 굿네이버스 인도네시아는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모든 인도네시아 거주자 분들이 번거롭지 않게 나눔을 실천하실 수 있도록 현지에서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는 제가 상상도 못할 정도의 부자가 많이 있는 듯 합니다. 저희 집 뒤 부자마을의 집을 보고... 저긴 그냥 성이다. 라고 생각한 이후로 인도네시아에서 모금활동은 타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들의 부를 부패하고 나쁜 길로 분배하는 것이 아닌 (절도, 강도) 올바르고 정의로운 길로 분배할 수 있게하고, 그 돈이 좀 더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아이들 및 빈곤지역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게 모금활동의 주요 골자입니다. (제 사견입니다.)




좋은 일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더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제 작은 도움으로 산띠가 어떻게 발전할지 지켜보는 게 정말 큰 즐거움이고, 저도 덩달아 희망이란걸 생각하게 되네요. 8월에 한국에 돌아가지만, 꾸준히 후원은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에 가장 큰 어려움인 입학금도  함께 후원하는 언니와 미리 모아놨습니다. (안그러면 다 써버려서..ㅋㅋ)

매번 돈이 좀 부족할 때마다 그 봉투가 눈에 아른아른하지만 ㅋㅋㅋㅋ 언니가 절 잘 절제시켜주십니다... 그래서 빨리 보러가려고 했는데 아직 입학시즌이 아니라네요. 그래서 6월까지 기다렸다가 찾아갈 예정입니다. 그 때만큼은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ㅋㅋ 후원자로서 제가 후원하는 아이를 찾아가고 싶어요.ㅎㅎ 고등학교에 가게되어 기뻐할 산띠모습이 상상만해도 벅찹니다.

산띠를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산띠로 하여금 여러 역경을 지혜롭게, 힘차게 헤쳐나가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까부미에 다시갈 일은 있었지만 사업장에는 그 이후 가지 못했네요 ^^ 산띠와 응뿐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한데..ㅎㅎ 또 초*파이 들고 찾아가야하는데 말이죠..ㅎㅎ 그 날이 어여 오길..!!

부족한 포스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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